때는 영국에 역병이 창궐하기 전인 3월 초입니다.
아직 날씨는 쌀쌀하고 일주일에 3일은 비가 내리던 우중충한 시기였습니다.
그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주에 런던 야경을 보지 못한다면 런던에 있는 동안 영영 못볼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그 생각이 맞았네요.
아무튼, 그런 생각으로, 역병이 퍼지기 전에 런던의 야경을 보기 위해 나섰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해보고 야경이 예쁘다는 곳에 가려고 했습니다.
거기서 누가 세인트폴 야경이 예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세인트폴에 갔습니다.
처음엔 실망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도착해서 세인트폴 옆에 있는 원뉴체인지 쇼핑몰 쪽에서 바라봤을 때,
조명도 없고 인상적이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약간의 실망감을 안고 테이트모던 쪽으로 가려고
세인트폴 옆으로 돌아가서 길을 건넌 순간!
저희는 만났습니다.
세인트폴의 진짜 모습을..
아직 바람이 쌀쌀한데도 세인트폴 옆의 나무는 꽃을 피웠습니다.
짙은 네이비의 밤하늘을 배경으로, 분홍 벚꽃이 세인트폴의 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었습니다.
아직 추운 터라 꽃이 만개한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우리의 눈을 사로잡고 한참을 바라보게 만들기엔 충분했습니다.
벚꽃 사이로 보이는 세인트폴 대성당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원뉴체인지쪽에서 봤을 때랑은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각도를 타는 걸 보니 연예인급은 아니고 일반인 중에 괜찮은 급ㅇ....
런던 세인트폴 앞의 벚꽃 나무는 카터레인 가든이라는 작은 잔디밭 정원에 심어져 있습니다.
저 잔디밭에는 잠깐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도 있습니다.
뭔가 저 자연의 색의 조화가 너무 예뻤습니다.
밤하늘의 짙은 남색, 벚꽃의 분홍색, 잔디밭의 어두운 초록색의 조합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낮에는 느낄 수 없는 어두움과 조명의 효과로,
런던 세인트폴의 야경이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버스킹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벚꽃축제처럼 만발한 벚꽃이 길을 따라 쭉 이어져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음악과 함께 벚꽃과 세인트폴의 야경을 보는 건 아주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바라보다 밀레니엄브릿지를 건너 테이트모던으로 향했습니다.
밀레니엄 브릿지에서 바라보는 세인트폴 성당의 모습입니다.
가까이에서 벚꽃과 함께 보던 모습과는 다르게
웅장하고 모던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세인트폴 앞으로 쭉 뻗은 이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세인트폴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언젠가 다시 런던에 간다면 이 길을 따라서 다시 한번 걸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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