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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만 2세 소아 케모포트 수술 후기

by 베랍 2024. 3. 12.

저희 아이가 희귀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 케모포트 수술을 받았습니다. 치료 횟수가 많지 않은 암이라서 성인의 경우 케모포트 없이 말단 정맥 주사로 치료하기도 하는데, 소아라서 케모포트 수술이 필수였습니다.

 

희귀암 진단을 받게 된 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 링크: 소아 다리 절뚝거림, 희귀암 진단 받기까지

 

케모포트 수술을 하는 이유는, 항암 주사제가 새어나올 경우 주변 조직 및 피부가 괴사하는데 되돌리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 주치의 교수님께서는 케모포트 수술 이후부터 항암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진단받은 이후 전원을 했는데, 참고로 이전 병원에서는 케모포트 시술 없이 손목이나 팔꿈치 안쪽 등 말단 정맥을 통해서 항암 주사를 투여하겠다고 했었습니다.

 

케모포트 수술 후기

입원

케모포트 수술은 입원을 해서 진행되었습니다. 수술 하루 전날 입원해서 다음날 수술을 하고, 수술이 잘 되었는지 확인 후 항암 치료, 그리고 다음날 퇴원하는 스케줄이었습니다.

 

입원 시간은 오후 1시~3시 사이가 권장되지만, 외래 스케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희는 따로 외래가 잡혀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점심 먹고 천천히 출발해서 3시 좀 넘어서 입원 수속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주보호자는 1명밖에 허용되지 않아서 제가 아이와 함께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병원은 상주 보호자 교체가 그래도 좀 자유로운 편이었는데, 여기는 철저하게 관리해서 교체하기가 좀 번거로웠습니다.

 

불편한 점도 있긴 했지만 입원해있는 환자 입장에서는 좀 더 보호받는 기분을 느끼긴 했습니다. 예전에는 병동 안으로 사람들 막 들어오고 그래서 감염도 신경쓰이고 시끄럽기도 해서 별로였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철저하게 병원 입구에서부터 막으니까 오히려 입원실은 더 관리가 잘 되고 좋았습니다.

 

방 배정을 받은 후, 채혈 검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밤 12시부터 금식이라서 12시쯤 포도당 수액을 놔주러 왔습니다. 그 전까지는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잘 수 있었는데 줄을 끼고 있으니까 불편해졌습니다. 아이는 계속 움직이고 돌아다니고 싶어하는데 폴대를 가지고 다녀야 해서 보호자 입장에서 챙길게 많아지니까 영 불편하더라구요.

 

케모포트 삽입 수술

입원 둘째날 점심때 쯤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은 수면마취를 하고 진행되었습니다. 성인들은 부분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하는데, 저희 아이는 만 2세의 소아라서 협조가 안 되기 때문에 수면 마취를 해야 했습니다. 

 

수술장까지 따라가서 아이가 수면 마취 되는 것까지 본 다음에 대기실에서 기다렸습니다. 수술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고 안내를 받았고, 실제로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수술 끝나고 회복실에 나왔는데 아이가 마취에서 깨어나서 목이 아프다고 계속 울었습니다. 그래서 안아서 달래주고, 의사 선생님들이 진통제도 투여했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좀 나아졌는지 울음을 그쳤습니다.

 

1시간 정도 상태를 확인한 후, 다시 병동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3~4시간 정도 지난 다음 수술이 잘 되었는지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엑스레이는 입원실 침대에서 바로 찍었습니다. 저는 어디 가서 찍을 줄 알았는데 침대로 엑스레이 기계를 가지고 와서 찍으니까 신기했습니다.

 

엑스레이 찍고 30분 정도 지나서 수술이 잘 되었기 때문에 금식을 해제해도 좋다고 안내 받았습니다.

 

항암 주사 투여

케모포트 삽입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에 지체할 이유 없이 바로 항암 주사를 투여했습니다.

 

저희가 맞은 항암제는 빈블라스틴이라고 해서 주사기로 한번 넣고 가면 끝나는 형태였습니다. 그래서 간호사 선생님이 와서 이름과 생년월일 확인 후 주사를 놔주고 가셨습니다.

 

항암 치료라고 해서 잔뜩 긴장했는데 생각한 것 보다 너무 금방 끝나버려서 의외였습니다. 아이도 그렇게 많이 힘들어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라면 따로 식사 제한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하셔서 병원 밥을 그대로 먹였습니다. 스테로이드 약을 같이 먹고있기 때문인지 아이도 밥을 잘 먹었습니다.

 

퇴원

수술 다음날, 드레싱해놓은 부위를 제거하고 상처를 확인 후 소독을 하고 바로 퇴원을 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제대로 수술자국을 확인했는데 두군데에 상처가 있고 까맣게 피딱지가 생겼습니다. 아이 쇄골 부근에 까만색 두 줄이 그어져 있는 걸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흉터가 좀 남는 수술이던데 관리 잘 해서 최소한의 흉터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매주 항암 주사 치료를 받을 때마다 일기처럼 글을 작성할 예정입니다. 환우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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